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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난 못풀면 김정은체제 불안…경제도약할 첨단산업 키우기 골몰

김정범 기자
입력 : 
2019-11-15 17:55:36
수정 : 
2019-11-15 19: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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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차 북한정책포럼…`남북 스타트업 협력` 구상

젊은 IT인력 키워 앱 개발
해외에 팔아 수익 얻기도

DMZ 글로벌 클러스터 만들어
비자·세금·규제없는 특구로
北과 스타트업 공동육성 필요
사진설명
"북한은 새 세기 산업혁명(4차 산업혁명)과 지식경제를 통한 단번 도약을 노리고 있다." 15일 '스타트업 협력을 통한 남북한 동반 성장'을 주제로 열린 제27차 북한정책포럼에서는 최근 북한 분위기와 향후 스타트업, 과학기술 분야 협력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매경미디어그룹과 국회 한반도평화번영포럼, KDB산업은행이 이날 개최한 세미나에는 김연철 통일부 장관, 박병석 국회 한반도평화번영포럼 대표 의원,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손현덕 매일경제신문 대표이사 등이 참석했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날 "평양에서 배달 서비스는 물론 전자상거래도 확산되고 있으며 북한 정보기술(IT) 인력은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해외에서 수익을 얻기도 한다"며 "북한 담당자로부터 그들은 중국 알리바바를 지향한다는 얘기를 듣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정은 시대 들어 '지식경제'를 통한 성장을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북한에서 '지식경제 시대와 새 세기 산업혁명'이라는 책을 내놓는 등 이를 적극 장려하는 모습이다.

그는 "북한은 정보통신산업 육성과 수익사업을 적극 강조하고 있다"면서 "이미 도시·지방 간 의료 격차 해소를 위한 원격의료를 시행하고 있으며, 김일성종합대학과 김책공대를 중심으로 원격교육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김정은 시대 들어 북한 과학기술 체제 개혁을 위해 국가과학원을 대대적으로 개편한 것이 눈에 띈다"며 "국가과학원 산하에는 11개 분원과 130여 개 연구소가 있는데 핵심 인력이 이곳에 배치돼 IT와 바이오 기술을 강화했다"고 소개했다.

다만 "향후 북한과 스타트업을 공동으로 육성하려면 북한 역시 고위험·고수익이라는 구조를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남북 스타트업 협력을 위한 다양한 제언이 쏟아졌다.

임형섭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는 "개성공단을 활용한 남북 스타트업은 기존 경협 경험을 바탕으로 각종 인프라스트럭처는 물론 기술교육센터를 공동 작업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한편으로는 북한과의 스타트업 협력과 관련해 북한 국가과학원이 주도하여 2015년 8월 평양시에 만든 은정첨단기술개발구를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정민 벤처기업협회 경영지원본부장은 "비무장지대(DMZ) 내에 남북은 물론 해외 기업이 들어가는 글로벌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방안을 고려해볼 수 있다"면서 "비자, 세금, 규제가 없는 벤처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국제기구와 해외기업을 유치한다면 미래 한반도 먹거리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수령 체제로 장기 집권을 하려면 경제 문제를 해결해야 하며, 이것이 안 될 경우 후진국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고 인식한 것"이라면서 "그런 상황에서 새 세기 산업혁명과 지식경제를 통해 단번에 도약하겠다는 생각"이라고 진단했다.

참석자들은 이구동성으로 북한 IT 인력 수준이 높다고 평가했다. 특히 북한은 프로그램 관련 인력 10만여 명, 소프트웨어 개발 인력이 1만5000명에 이르는 등 우수한 인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한다. 북한 개발자들은 이미 알파고 개발 이전인 2008년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은별을 개발한 바 있다.

이 본부장은 "이미 2000년 8월 남한 벤처기업과 북한 평양컴퓨터센터 등 기관과 협력해 남북벤처연합체 결성을 추진했었다"며 "이듬해 2월에는 평양시 인민대학습당에서 북한 IT 전문가 500여 명을 대상으로 교육을 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북한이 지난해 '사회주의 경제 건설 총력 집중'으로 국가의 전략 노선을 변경한 이후 김정은 국방위원장은 기회 있을 때마다 세계 수준의 과학기술 발전을 강조해왔다"면서 "특히 지식 공유나 인력 양성 사업은 현재 여러 가지로 제약된 여건하에서도 진행할 수 있는 분야"라고 강조했다.

[김정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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