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오마이뉴스] 22.09.05 "두만강에 'K-문화도시'를 만든다고?" | 작성일 | 2022-09-06 12:54 |
글쓴이 | 한반도평화경제포럼 | 조회수 | 3,0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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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최수영 수영 아뜰리에 건축사 사무소 대표
두만강은 백두산에서 발원하여 북한과 중국, 북한과 러시아 국경을 가로지르는 강이다. 허허벌판에 가까운 두만강 유역에 새로운 도시를 만들려는 상상을 해본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가뜩이나 부동산, 집값 문제로 들썩거리는 대한민국 현실에 북한-중국-러시아 접경지역에 도시를 짓는다는 상상은 어쩌면 배부른 이야기로 들릴 지도 모른다.
‘광역두만개발계획 2022년에도 여전히 유효해’
그러나 이런 상상을 현실로 옮기려는 시도는 오래전부터 있어왔다. 바로 ‘광역두만개발계획(Greater Tumen Initiative, GTI)’이다. GTI는 동북아 경제협력 국제기구로 초기 남한, 북한, 중국, 러시아, 몽골이 창립 국가로 참여했으며, 1992년에 UNDP(유엔개발계획)의 지원으로 두만강개발계획(TRADP: Tumen River Area Development Programme)으로 출범했다. 이후 경제성, 필요성, 참가 동인 등 공감대가 창립 국가들 사이 확대되면서, 2005년 9월 대상 지역을 확대하고 공동기금을 설립하는 등 사업 전반을 확대·발전시키는 두만개발계획(GTI: Greater Tumen Initiative)으로 전환했다. 그러나 2009년 11월 북한이 탈퇴하면서 두만강 지역 개발 논의는 동력이 크게 약화된 상황이다.
즉, 두만강 인근 역사는 길게 보면 고구려-발해부터, 좁게는 간도-연해주 근현대사 속 황무지 개척과 개발의 역사, 최근에 GTI를 통한 동북아시아 국가들의 경제협력에 이르기까지 한반도의 역사와 맥락을 같이해왔다. 그렇다면 2022년 다시 두만강 개발 논의를 진행한다면 어떤 도시를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 (사)한반도평화경제포럼에서는 2022년 새로운 두만강 국제도시를 생각하는 네 명의 건축가들을 만나보았다. 첫 번째 건축가는 최수영 수영 아뜰리에 건축사 사무소 대표이다.
두만강과 서번포(석포) 사이 K-문화도시를 통한 평화
최 대표는 전 세계 어느 곳에서나 사랑을 받는 K-문화의 가치에 주목했다. 최 대표는 북한, 중국, 러시아 등이 인접한 두만강 하구에 남한의 도시를 만들려면 우리가 가진 힘, 즉 K-문화 도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대표는 “두만강 하류에 남한의 투자를 바탕으로 한 K-문화 도시를 건설하면 동북아시아에 새로운 문화 허브로 거듭날 수 있다고 판단합니다. 즉 K-문화 메카로써 다양한 문화를 수렴하고 전파하는 새로운 시너지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라며 문화도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구체적인 두만강 하구 도시로 최 대표는 두만강 서번포(석호)를 주목했다. 최 대표는 “두만강 하류의 천혜의 자연환경을 품고 있는 강과 산지와 둘레가 41.2km에 이르는 한반도 최대의 자연 호수인 서번포를 중심으로 각종 K-문화 콘텐츠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도시 건설이 가능합니다. 두만강 하류 K-문화 도시가 만들어지면 산지와 호수인 서번포가 어우러져 사계절에 따라 각기 다른 도시 풍경으로 세계 여러 나라의 시민들을 맞이합니다. 또 서번포의 수변 공간을 이용하여 각종 문화 행사가 이뤄진다면 도시 입지조건과 K-문화의 시너지를 기대해 볼 수 있습니다.”라며 두만강 K-문화 도시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무엇보다 최 대표는 두만강 하류의 K-문화 도시가 우리에게 주는 평화적 의미를 강조했다. 최 대표는 “개성공단, 금강산관광 등 남북교류와 협력의 여러 시도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남북 관계는 여전히 막혀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한일관계, 한중관계, 미중 패권 대결 등 동북아 정세는 너무나 복잡하고 한반도 평화는 요원하기만 상황입니다. 만약 두만강 하류에 이들 국가들의 연합된 국제도시가 들어선다면 도시 자체가 평화의 의미를 가져올 것입니다. 기존 군사, 정치, 경제 등의 하드 파워가 아닌 사람들의 마음을 이끄는 소프트 파워인 문화를 통해 세계인들과 함께 보편적 가치를 향유할 수 있습니다. 특히 그 중심에 K-문화가 집적된다면 동북아 평화를 우리 스스로 주도적으로 보장할 수 있습니다.”라며 도시가 가진 평화적 의미를 강조했다.
가로형 블록 도시를 통해 K-문화콘텐츠 극대화
최 대표는 두만강 하구 도시에 대한 구체적 설계안으로 ‘가로형 블록’을 강조했다. 최 대표는 “두만강 하류 K-문화 도시는 가로형 블록들로 이뤄집니다. 각 블록들은 각기 다른 K-Culture 테마를 담고 있도록 설계할 수 있습니다. K-POP, K-Movie, E-sports, Webtoon 등의 콘텐츠로 가로형 블록이 도시를 구성하고 이 블록들을 관통하는 연결 녹지와 도심 산지 주변을 따라 계획한 교통수단을 통해 시민들은 여러 K-콘텐츠에 효과적으로 접근할 수 있습니다. 이런 도시 기반 시설을 바탕으로 K-Culture의 다양한 특성이 드러나게 도시를 설계했습니다.”라며 도시의 기본 배경을 먼저 설명했다.
최 대표는 “K-POP 중심의 가로 블록이 첫 번째 도시 콘텐츠 입니다. 대규모 및 중규모 공연이 이뤄질 수 있는 무대가 마련되어 있으며, 서울의 경의선 숲길처럼 녹지 공원이 조성되어 시민들에게 활기와 휴식을 주는 블록입니다. 두 번째 블록은 K-Movie 및 드라마 콘텐츠가 중심입니다. 방송국, 영화제작사, 영화 촬영 세트장 등이 있어 위치하고 있습니다. 또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미국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와 같이 블록 곳곳에서 배우들의 발자취를 발견할 수 있는 공간도 있으면 좋겠습니다. 또 서번포 주변은 Water Front 존으로 마치 브레겐츠오페라 페스티벌처럼 이 도시를 찾는 사람들이 수변에서 자연경관과 함께 K-문화 축제를 즐길 수 있는 도심 무대가 됩니다.”라며 자신이 설계한 두만강 하구 K-문화 도시의 구체적인 기획을 설명했다.
끝으로 최 대표에게 현 시점에서 문화 도시가 우리에게 무엇을 주는지 질문했다. 최 대표는 “홍콩, 파리, 뉴욕, 서울 등 각 도시마다 풍기는 분위기가 다릅니다. 다른 도시들과 차별되는 문화는 자연스럽게 그 도시의 고유한 경쟁력을 만들어낸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등 대립-단절로 점철되어온 동북아 역사에 ‘문화’라는 소프트 파워를 중심으로 한 국제도시가 만들어진다면, 기존 도시들과는 차별화된 새로운 분위기와 고유의 경쟁력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라며 최 대표는 기존 북핵, 군사, 안보 등 정치·군사 중심의 동북아 질서를 뛰어넘는 새로운 소프트 파워의 다양한 프레임을 상상해본다고 밝혔다.
다자 경제협력에 기반한 광역두만개발계획
광역두만개발계획은 여러 국가들의 경제협력을 기반한 경제 성장이 주요한 목적이다. ⯅남한의 경우 동해안 벨트, ⯅북한 나진·선봉 등 두만강 유역, ⯅중국 동북 3성, ⯅내몽골 동부지역, ⯅러시아 연해주 일부를 아우르는 개발계획으로, 각 국가의 이해관계가 얽혀있다.
이상현 명지대학교 건축학부 교수는 “두만강 하구는 중국의 동북 3성 대외 교역 요충지(借港出海)가 될 수 있다. 북한 입장에서는 나진-선봉 경제특구와 연계해 경제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으며, 남한 역시 러시아 천연가스 수입기지와 남북경제협력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게다가 러시아 극동 개발이나, 미국의 주요 이익 등을 고려하면 두만강 하구에 5-6개국의 이해관계가 연결되어 있다. 무엇보다 두만강 인근 2시간 비행거리 내 전 세계 12억 인구와 동북아시아 GDP 25%가 몰려있다. 이 정도면 두만강 하구에 국제도시 개발을 통해 경제적 번영을 만들고 한반도 평화를 불러 올 수 있지 않을까?”라며 2022년에도 여전히 두만강 개발이 유효하다고 의견을 밝혔다
*본 인터뷰 내용은 2022년 9월 14일(수) 오전 10시 50분 제주포럼 ‘두만강 국제연합도시 건설’을 통해 발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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