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오마이뉴스] 22.09.07 "두만강을 금융허브 도시로... 이런 상상도 가능합니다" | 작성일 | 2022-09-08 14:08 |
글쓴이 | 한반도평화경제포럼 | 조회수 | 2,9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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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만강을 금융허브 도시로... 이런 상상도 가능합니다
인터뷰② 이진우 공간종합건축사사무소 차장
남북교류협력의 상징이던 개성공단은 지난 2016년 전면 중단되었다. 당시 5.24조치 등 대북제재로 남북교류협력은 개성공단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전무한 상태였기 때문에 개성공단 폐쇄는 곧 남북경제협력의 전면 중단과 마찬가지였다. 게다가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남북 간 인적 왕래는 통계 집계 이후 사실상 처음으로 0명을 기록했다. 남북교류협력이 전면 중단된 가운데, 최근 북한은 개성공단 관련 시설을 무단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의혹마저 커지고 있다.
그렇다면 북•중•러 접경지역의 교류협력은 어떨까? 실제 북한 무역의 대부분을 대중 무역에 의존하고 있다. 남북의 직접적 교류협력이 어렵다면, 남•북•중•러를 포함해 미국•일본도 포함하여 동북아 6자회담 당사국들의 새로운 경협모델을 만드는 것은 가능할까? 이러한 상상이 현실화 된 동북아 경제협력 프로젝트가 바로 '광역두만개발계획(Greater Tumen Initiative, GTI)'이다.
GTI는 1992년 UNDP(유엔개발계획)의 지원으로 남한, 북한, 중국, 러시아, 몽골이 창립 국가로 참여해 두만강 개발 논의를 진행했던 동북아 국제기구이다. 2005년 9월 대상 지역을 확대하고 공동기금을 마련하는 등 사업이 확장되었으나 2009년 북한이 탈퇴하면서 관련 논의가 크게 약화된 상황이다.
그렇다면 2022년 두만강 국제협력 개발을 통한 남북경제협력을 이끌어 낸다면 어떤 모습일까? 기존 제조업 중심의 개성공단, 단순 관광 중심이던 금강산 관광 등을 넘은 새로운 남북교류협력을 만든다면 어떤 모델이 만들어질까?
(사)한반도평화경제포럼은 2022년 새로운 두만강 국제도시를 생각하는 4명의 건축가를 만나보았다. 두 번째 건축가는 이진우 공간종합건축사사무소 차장이다.
금융, 도시의 기본 요소
이 차장은 두만강 하류 도시의 핵심 포인트로 현대 도시의 필수 요소인 '금융'에 주목했다. 이 차장은 "금융은 도시와 필수불가결 요소입니다. 역사 속 서아시아 메소포타미아지역의 고대 문명인 수메르문명(Sumer Civilization)에서부터 금융의 초기 형태가 있어 왔습니다. 현대 도시에서 금융서비스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습니다. 뉴욕, 런던, 홍콩 등 금융 도시가 세계 경제의 중심이 되고 있습니다. 즉 도시의 경제력과 지속성은 금융에서 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라며 도시의 핵심 기능으로 금융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 차장은 구체적으로 "DATA CLOUD CAMPUS"(데이터 클라우드 캠퍼스)를 두만강 도시의 컨셉으로 잡았다. 이 차장은 "데이터를 안전하게 많이 보유하는 도시가 금융 허브로 거듭 날 수 있을 것"이라며 데이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실제 다음 카카오는 6EB(6엑사바이트, 약 60억 기가바이트)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2023년에 준공예정이며, 네이버는 세종시•춘천시 등에 데이터 센터를 두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보면 2025년 데이터 규모가 175ZB(제타바이트, 약 1ZB=1,000EB=1조GB)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며, 현재 미국에 전 세계 40%의 데이터센터가 집중되어있다.
이 차장은 두만강 하구를 금융허브 도시로 집중한 이유를 두고 지정학적 위치에 집중했다. "두만강 하구는 북•중•러 3개국의 국경이 만나는 곳입니다. 비행기로 2시간 이내에 20억 명의 인구가 밀집되어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한국•미국•일본 역시 접촉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동북아 허브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라며 지정학적 위치에 주목했다.
세포도시 컨셉, 두만강 데이터 금융허브
이 차장은 두만강 하구를 금융허브 도시의 구체적 밑그림으로 '세포 도시' 컨셉을 강조했다. 이 차장은 "동물의 세포는 핵을 중심으로 각자 역할을 하는 개체들이 모여 형성됩니다. 각각 특징을 가진 세포가 모여 장기(심장, 간, 폐)가 되고, 그 장기가 모여 순환계, 신경계로 연결되어 하나가 될 때, 생명체로 창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를 도시에 접목한다면 '동'이 세포, '구'가 장기, '시'가 생명체가 되는 개념입니다. 두만강 하구 금융도시 역시 세포들이 모여서 만들어지는 도시 형태로 구성을 가져가면 좋을 듯 합니다"라며 도시를 구성하는 각 요소들이 모여 하나의 금융 허브로 거듭나는 도시 구성을 강조했다.
특히 개인정보 등 데이터 보호를 위해 이 차장은 도시의 '보안성'을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포트 녹스(보안성 높은 데이터 센터)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 두만강 수변 지역을 활용하는 도시 구조를 설계했다. 이 차장은 "데이터센터의 보안성은 매우 중요합니다. 대부분 데이터센터가 안전한 곳에 설치됩니다. 특히 데이터의 안전한 보관 및 효과적인 서버 냉각을 위해 두만강 수변의 물은 데이터 센터 활용에 매우 좋습니다"라며 두만강이 가지는 입지 조건을 강조했다.
이 차장은 교통수단으로 "지하에 입체적인 계획을 통해 여러 산업 및 물류 등이 움직이고 지하 광케이블 등을 통해 데이터와 통신이 이동하며, 인적 이동은 지상의 녹지 및 운하를 통해 이동할 수 있다"며 데이터, 교통, 인적 이동 방법까지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두만강-하산 호수-동해의 물을 활용한 데이터 허브로 평화를
이 차장은 데이터센터 도시를 만들기 위한 북•러 국경의 도시 입지도 체크해 놓았다. 바로 두만강-하산 호수 근처이다. 이 차장은 "좌측으로 두만강 하구가 있고 우측으로 하산 호수, 하단은 동해가 있어 물과 친밀한 도시 설계가 가능합니다. 즉 물을 이용해 데이터센터 냉각에 활용할 수 있고 다양한 운하와 수변 녹지를 만들 수 있습니다"라며 도시 물의 활용을 강조했다.
이어 이 차장은 도시의 구체적 설계를 위해 "호텔, 레저, 주거시설, 상업시설 등이 위치해야 합니다. 도시의 발전과 관련 산업 육성을 위해 데이터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해, 용적률, 높이 등을 완화하는 정책 등이 필요합니다. 또 모듈 시티, 서버렉처럼 추가, 제거가 가능한 플랫폼 구성도 필요합니다. 뿐만 아니라 조립식 유닛 단위로 조합이 가능한 건축물, 회전하는 타워 등 랜드마크를 설치하여 도시의 다양한 구성을 만들 수 있습니다"라며 도시 설계 방향을 밝혔다.
특히 이 차장은 중앙에 거대한 '구멍'을 만들어 데이터 센터를 도시의 중심부로 위치하는 기획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차장은 "큰 홀에는 데이터 센터(지하 100층 규모)가 들어옵니다. 데이터 센터 주변으로 중심상업 지구 타워가 만들어지고 주변으로 작은 사이즈의 데이터 센터가 만들어집니다. 그 주변부로 업무, 문화, 상업, 주거 등이 위치합니다. 이러면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한 금융허브 도시의 기능이 완성됩니다"라며 두만강 하구의 도시 구상을 밝혔다.
이 차장은 두만강 금융허브 도시로 이탈리아 베니스의 예시를 들었다. 이 차장은 "데이터센터 주변으로 베니스와 같이 수로를 연결하고 도시의 지하에는 도로가, 지상에는 녹지와 수로가 연결되면 두만강 하구에 금융과 문화가 어울리게 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수로는 도시 지표면의 물의 활용을 최대로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근 두만강, 동해, 하산 호수까지 활용 가능합니다. 또 데이터센터에서 나오는 열에너지를 통해 광어양식장, 주거 시설 에너지 활용 등 물을 활용한 친환경도시 구축도 가능합니다"라며 금융허브로서 물을 활용한 다채로운 두만강 도시로 거듭날 가능성도 열어두었다.
끝으로 이 차장은 두만강 하구 북러 접경지역의 금융 허브 도시가 가지는 '평화' 의 의미를 강조했다. 이 차장은 "두만강 하구의 금융도시가 가지는 평화의 의미를 생각해야 합니다. 남북관계가 어렵고, 연일 뉴스에서는 북핵문제가 화두로 떠오르지만 이를 해결할 6자회담은 사실상 중단 상태입니다"라며 "북러 접경지역에 금융 허브로 도시가 만들어지고 거대한 데이터 센터가 들어선다면 도시가 가지는 경제성으로 접경지역에 평화는 공고해질 것 입니다. 즉 도시 그 자체가 평화가 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실질적인 평화를 위한 새로운 교류협력의 방안으로 최첨단 데이터 허브 금융 도시를 강조한 것이다.
*본 인터뷰 내용은 2022년 9월 14일(수) 오전 10시 50분 제주포럼 '두만강 국제연합도시 건설'을 통해 발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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