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오마이뉴스] 21.09.06 "남북교류 확장되면 승강기 제조업 활성화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 작성일 | 2021-09-06 16:53 |
글쓴이 | 한반도평화경제포럼 | 조회수 | 4,77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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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승강기(엘리베이터) 시장은 세계적으로도 굉장히 큰 시장이다. 1970년 이전까지 약 4000대에 불과했던 대한민국 승강기는 1980년대 가파르게 성장하기 시작하였고, 현재는 연 매출 5조 원에 육박하는 세계 3위 시장으로 성장하였다.
그러나 여타 제조업체가 그렇듯 승강기 시장 역시 과거 저가 중국산이 시장 점유율을 높인 후 지금은 지속적 가격 상승으로 국내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술력과 안정성을 바탕으로 국내 승강기 제조에 직접 앞장서면서, 남북교류협력 재개에 대비해 글로벌 승강기 기업을 목표로 하고 있는 대륜엘리스 이기랑 대표를 지난 1일 만나보았다.
"2026년, 연간 매출 30배 이상 달성이 목표"
- (주)대륜엘리스는 어떤 기업인가요? 먼저 간단히 소개 부탁드립니다.
"대륜엘리스는 2010년 2월 창립한 회사로 승강기, 에스컬레이터, 무빙워크의 제조, 설치, 판매, 영업,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관련한 사업 전반을 수행하고 있으며, 주 업종은 승강기입니다.
사실 처음부터 제조업에 뛰어들려고 했던 건 아닙니다. 현대 엘레베이터에서 근무할 당시 취미생활로 초창기 수제 맥주 만드는 동호회에서 활동하다 수제 맥주의 매력에 푹 빠져, 원래는 수제 맥주 관련 사업을 하려고 했었습니다. 그러나 자본 조달의 어려움으로 수제 맥주 사업은 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중 지인 권고로 승강기 제조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대륜엘리스는 독자적으로 제조 면허를 따서 승강기를 제조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11개의 특허를 가진 기술력 있는 회사로 조달청을 통해 공공시설 관련 제품을 중심으로 납품·설치하고 있습니다. 지난해는 114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3년 연속 매출이 증가세입니다. 무엇보다 올해 하반기 경남 거창에 준공을 앞두고 있는 승강기 제조 공장이 완성되면 더욱 큰 매출 신장이 기대됩니다. 앞으로 2026년까지 매출 3000억 원과 기업 상장을 통한 기업공개를 목표로 열심히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승강기 제조업, 기술력과 안전성으로 승부해야
▲ 이기랑 (주)대륜엘리스 대표
- 우리나라 승강기 시장이 세계 3위 규모라는 것을 처음알았습니다. 현재 국내 승강기 제조업 현황은 어떤가요?
"승강기 한 대에는 자동차와 비슷한 2~3만 개의 부품이 필요하기 때문에 부품 및 유지보수 사업 시장 역시 매우 큽니다. 또 승강기 산업은 운전 상태를 상시 관리해야 하는 업종 특성상 높은 기술력과 안전성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승강기 산업은 부품 제조와 관련하여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들이 활성화되어 승강기 산업 전체를 받쳐주어야 합니다.
그러나 승강기 시장 역시 다른 제조업과 마찬가지로 약 20년전에 국내산에 비해 저가였던 중국 제품이 국내 시장의 상당 부분을 점유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중국산 역시 지속적인 가격 상승으로 국내 제품과 별다른 가격 차이가 없으며, 품질 상태는 우리나라 고객 눈높이에 못 미치고 있는 실정입니다.
게다가 2017년에 승강기 안전관리법 개정으로 15년된 엘리베이터는 3년마다 정밀안전검사를 받아야 하고, 25년 된 승강기는 6개월마다 의무적으로 정밀안전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행정안전부 산하 한국승강기안전공단에서 검사를 받는데 불합격된 승강기는 수 개월 유예 기간내에 무조건 교체해야 합니다. 우리나라 전체 약 74만대의 운행 승강기 중 약 24%가 노후 승강기입니다. 즉 앞으로 매년 2만대 이상의 노후 승강기 교체 수요가 추가 발생합니다. 우리나라의 신규 승강기 시장 역시 커서 매년 약 4만 5천 대에 이르는데 노후 승강기 교체까지 합치면 연간 6만 대가 넘는 승강기 완제품 또는 교체 부품이 필요한 매우 큰 시장입니다. 문제는 국내 승강기 시장이 이렇게 확대되고 있음에도 수입산에 밀려 제조업이 활성화 되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와 같은 제조업 감소는 결국 시장경쟁력 도태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 최근 중국산 제품의 가격도 많이 오르고, 국내 제조업체 일부에서만 생산하다보니 관련 부품 수급에도 불균형이 생겨 승강기 설치 및 유지보수 서비스마저 원활하지 못한 실정입니다. 이와 같이 승강기 수요는 게속 증가하고 있는데 국내 제조업체 들이 직접 생산하지 않으면 갈수록 수입 의존도가 높아져 국내 승강기 제조 산업은 발전할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국가의 소재·부품·장비 국산화 정책을 발 맞추어, 국내 수요는 물론 해외 수출까지 생각하며 발빠르게 사업 전략을 수립해야 합니다. 저희는 경남 거창에 있는 승강기 밸리 산업특구에 공장부지를 매입하여 공장을 건립중에 있고, 금년 하반기 완공하여 연내에는 본격적으로 승강기 제품을 생산할 계획입니다. "
나의 사상을 알려면 내가 만든 제품을 보라
- 대표님은 2018년 평양을 방북하기도 하셨고, 한반도평화경제포럼 이사이기도 합니다. 남북교류협력에 관심이 많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저는 남북교류협력에 그 누구보다 관심이 많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하고 남북 화해무드가 형성되었을 당시인 2018년 11월에 저 역시 3박 4일간 평양을 방북하여 북측과 남북교류 관련 논의를 하였습니다. 방북 당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방문하는 공장 마다 곳곳에 써있던 문구로 "나의 사상을 알려면 내가 만든 제품을 보라!" 라는 문구였습니다. 외부 세계의 지원 없이 '자력갱생' 해야 하는 북한에서 근무 태만으로 불량품이 만들어지는 것은 사상 문제로 처벌 받을 수 있는 중대 사안 인지라 외부 방문객이 와도 한 눈 팔지 않고 열심히 일하는 것만 보였습니다. 그들은 자신의 태만으로 제품을 잘못 생산해서 생산 라인에 불량품이 나와 타 동료에게 피해를 끼치면 안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철저히 제품을 생산하고 있었습니다.
어떠한 제품을 생산하더라도 북한 내 투자하는 제조업의 가장 큰 이점은 바로 이처럼 품질 유지할 수 있는 양질의 노동력이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북한은 이직률이 거의 없어 생산 기술과 노하우가 축적되있고. 특유의 성실함은 물론, 타 국가보다 인건비마저 훨씬 낮은 실정입니다.
개성공단에서 제조업을 하다 철수했던 우리 기업들이 하루 속히 공단 재개를 염원하는 이유도 '양질의 노동력. 원활한 의사소통. 경쟁력 뛰어난 인건비' 등으로 알고 있습니다. 공단 조성 초기부터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고 안정화 시키느라 노력했던 만큼 그곳에 남겨 두고 온 생산 설비에 대한 아쉬움과 간절한 소망이 큰 그 분들을 위해서도 하루 빨리 정상화 되기를 기원해 봅니다."
남북교류가 확장되면 승강기 제조업 활성화 기대
▲ (주)대륜엘리스 특허증
- 개성공단 폐쇄 등으로 볼 때 북한에 투자하는 것은 불안요소가 많지 않을까요? 승강기 제조업 분야에서 북한의 투자 가능성을 어떻게 보십니까?
"2018년 방북 당시 북한은 남한 동포 및 외국인 투자를 위한 경제특구가 약 20곳 넘게 조성되어 있었고, 남북교류 또는 남북경협을 통해 경제특구에 투자할 경우 받게되는 혜택 등을 북측 경제 담당 관리가 상세히 설명해 주었습니다.
만일, 한반도에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고, 남북교류가 활성화된다면 철도와 도로 건설 같은 인프라 확충이 가장 먼저 구축될것으로 전망되는데, 낙후된 북측 철도역이나, 지하철역을 현대화 시키려면 승강기 설치가 필수라고 봅니다. 또 인프라가 확충되면 인근 역세권의 상권이 발전하면서 승강기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 입니다.
사업에는 국내 일부 건설사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어 저희도 그들과 함께 북한 인프라 투자에 동참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된다면 저희 주력 사업인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 등이 기본으로 설치될 것이고, 자연스럽게 그 지역 주민들과의 인적 교류도 형성되어 상호 신뢰감 조성 및 평화 분위기 만드는데도 일정 부분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를 통해 한반도 평화경제에 가교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 됩니다.
만약 향후 북한 내에 투자환경이 조성된다면 남한과 북한 지역을 대표하는 승강기 제조공장을 가동하여 '오늘은 남한 공장에서, 내일은 북한 공장에서 승강기 제품을 생산하여 세계 곳곳에 판매하며 남북이 함께 근무하며 상호 교류하는 기회를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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